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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구원 받는 조건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7-02-12 (일) 12:02 조회 : 206

February 5, 2017

 

세상이 구원 받는 조건

 

     세상은 가난한 사람들이 구원될 때에 참으로 구원될 수 있습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빵만이 아닌 인간으로서 회복될 때에 -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존중되고 사랑 받을 때, 인간으로서의 긍지와 자유를 다시 찾을 때, 비로소 세상은 밝고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빵만이 아닙니다. 또 우리가 적선으로 던지는 돈만이 아닙니다. 물론 의식주의 안정도 필요하겠지만, 이들이 더 필요로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인정, 정의로운 대우와 사랑이며, 그들의 인간 존엄성을 비추어 주고 드높여 주는 진리입니다. 그들을 구하는 메시아는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이들과 일치되면서, 이들과 온갖 시련과 삶을 함께 나누면서 사랑을 주고 정의와 진리로 그들의 짓밟힌 인격과 인권을 회복시키고, 사람다운 사람과 가치를 소생시켜 주는 사람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입니까?

 

모든 인간이 울고 싶도록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바로 이같은 사랑이고 해방이 아닙니까? 온 인류가 마음 속 깊이 갈구하며, 모든 피조물이 신음하며 동경하는 것이 이것 아닙니까? 모든 민족과 인종과 계급의 차별 없이 누구도 버림받고 소외 당하거나 짓밟히지 않으며, 평등한 인격자로서 서로 사랑하는 형제 자매로 되는 것이 온 인류의 꿈이요 미래의 이상입니다.

 

마데 데레사 수녀님이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언론은 온통 법석이었습니다. 교회에서 그렇게 표현한 적이 없는데'살아 있는 성녀' 라는 타이틀을 갖다 붙이고 그랬습니다. 사람들이 바라고 있는 참된 인간의 모습, 정말 거룩한 인간의 모습을 그분에게서 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그리스도를 정말 닮으려 했고, 정말 사랑을 실천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겠습니까?

 

참된 인간에 대해서 굶주리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누가 그런 메시지를 줄 수 있느냐, 정말 우리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을 누가 줄 수 있느냐 했을 때, 권력을 가진 각국의 대통령이냐, 유명한 대학의 학자들이냐, 세계의 유수한 언론인들이냐, 그렇지 않을 겁니다. 정말 그리스도를 닮아서 마음으로 겸손하고, 그리고 인간의 참으로 사랑하는 소박한 그런 사람들의 진실과, 그런 사람들의 메시지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나폴레옹은 무인으로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 나폴레옹이 '정신의 힘' '칼의 힘'을 비교하고는 '정신의 힘'이 결국은 강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는 ''로써 정복되는 것이 아니라'정신'에 의해서만 정복된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미국 등 몇몇 나라가 오늘날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에 군림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지는 못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감동을 통해 화합하는 것이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은 정신이며 사랑입니다. 사랑이야말로 인간을 구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있는 정치, 사랑이 있는 경제, 사랑이 있는 체제가 바람직한 것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