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213건, 최근 0 건
   

아버지, 블루베리 사야 돼!

글쓴이 : 사바나한인연합감… 날짜 : 2019-03-20 (수) 05:04 조회 : 52

February 24, 2019

 

아버지, 블루베리 사야 돼!

 

 

     제 막내 딸은 블루베리를 참 좋아합니다. 아마도 여름마다 블루베리 농장에 가면 제일 행복해 하는 아이가 제 막내 아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샘스클럽에서 블루베리를 할인해서 세 팩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막내 딸에게 “아버지가 블루베리 사왔다!” 그러면서 자신 있게 블루베리를 전해줬습니다. 얼마나 막내가 행복해 하던지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매일 매일 블루베리를 사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블루베리만 먹을 수도 없습니다. 어느 날은 사과, 어느 날은 토마토, 어느 날은 귤 등등 다양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지, 과일도 한 과일만 편식하는 것은 자라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며칠이 지나 블루베리가 떨어지자 막내가 블루베리를 다시 사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 제 막내 딸은 저를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제가 처음에는 재미 있어서 막내에게만 아빠를 이제부터는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어색해 하더니 이제는 저를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저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딸은 오직 막내 딸입니다. 막내가 “아버지!” 하고 부르더니 그 다음에 이렇게 말합니다. “블루베리 사야 돼!” 막내가 저에게 한 말을 천천히 생각해 봤습니다. “아버지! 블루베리 사야 돼!

 

아버지는 아빠를 조금이나마 정중하게 부르는 표현입니다. 아빠는 친근하게 부를 때 사용하는 것 같고, 아버지는 왠지 점잖게 부를 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라고 불렀으니 왠지 아빠를 정중하게, 점잖게, 그리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표현은 명령형입니다. “아버지는 블루베리를 사 와야 한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조금 더 과장해 보면 블루베리를 사오지 않으면 오늘 집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말아라 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 사무실에 있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막내 딸이었습니다. 막내가 저에게 아침에 했던 말을 다시 생각나게 해 주기 위해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 블루베리 사야 돼!” 이야기의 결론은 그 날 집에 가는 길에 샘스클럽에 들러서 블루베리를 사가지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는 행복해 했고, 온 식구가 블루베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목회수상의 글을 생각하면서 막내 딸이 했던 표현을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생활 가운데에서도 이러한 표현을 하나님 아버지께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했습니다. “안 돼요, 주님! 못해요, 주님!” 이런 표현은 절대로 함께 사용할 수 없는 말이라고 속회 공과에서 나누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우리의 주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주님이시고, 우리는 예수님의 종입니다. 그런데 종이 주인에게 못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종이 주인에게는 계속 주님이라고 부릅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주님께 “못해요. 안 해요. 안 돼요” 라는 표현을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주님의 하늘 아버지이신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께 “하나님 아버지! 이것 해 주셔야 해요!” 라고 명령하듯이 요구합니다. 어조와 표현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마치 제 막내 딸이 저에게 “아버지!” 라고 처음에는 저를 존경하듯이 불렀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게 명령하듯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제 토요일부터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연합감리교단의 특별 총회를 시작했습니다. 어제 주일 준비를 하면서 총회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생방송을 잠깐 시청했습니다. 우리 교단의 중요한 안건에 대해서, 특별히 인간의 성 정체성과 관련한 현안을 가지고 교단의 지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눌 것입니다. 저는 총회에 참석하는 우리 교단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우리 교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교단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 무엇을 해 달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원하고 바라시는 일들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지도자들이라고 믿습니다. 존 웨슬리 목사님의 감리교 운동으로18세기 영국 사회와 이 미국 사회까지도 거룩하게 변화하기 위해 힘썼듯이 21세기의 웨슬리 목사님의 후예들이 이 시대 교회의 위기를 은혜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나의 신앙의 틀에 맞추려고 하는 불순함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말씀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제 막내 딸이 올 4월이 되면 만 여섯 살이 됩니다. 우리 교회에 왔을 때, 100일도 안 된 아기였는데 이제 말도 제법 잘 합니다. 학교에서는 이번에 영재반에 들어갔습니다. 성경 필사도 요한 1, 2, 3서와 같이 짧은 성경은 이미 다 마쳤습니다. 매주일 주일학교 시간에 외워야 하는 요절도 외웁니다. 무엇보다도 제 아이가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아버지! 블루베리 사야 돼!” 라고 아빠에게 하듯이 하나님께는 기도하지 못하도록 가르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그런 표현은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제 아이도 시간이 흘러 예전에 했던 말과 행동들을 잊게 되고, 성숙한 자녀로서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듯이, 하나님 아버지께도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해야 할 말과 해야 할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아이의 아버지인 저에게도 해당됩니다. 저의 신앙도 성숙해져야 합니다. 이제 곧 사순절의 계절이 시작됩니다. 2019년의 사순절을 보내면서 우리의 믿음이 자라고 우리의 신앙이 더욱 성숙해 지기를 소망합니다.